한국경제의 도전과 개혁과제

통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성급하게 성과를 얻으려고 하면 안 돼

 

1954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의 연 간 실질성장률은 대략적으로 7.4%에 달한 다. 거칠게 말하자면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서는 벗어났다고 자판할 수 있다. 그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냐, 라고 누군가를 물을 수 있겠지만,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도 아직 먹고 사는 문제에서 못 헤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가 압축 성장한 기간 동안 사회지표도도 급상승했으며 주지하듯 대학 진학률이 세 계 최고 수준이다.

 

이렇게 성장은 잘했는데 그렇다면 과 연 분배 상태는 어떠한가?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부의 분배 상태는 악화되는 추세 다. 즉, 소득 불평등과 소득 대물림-현재 상위권 대학 진학하는 학생 중 고소득층 의 자제가 다수이다-된다. 국가 전체 소 득은 상위 1%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계속 심화되고 국민 사이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지표가 악화 되는 큰 이유는 핵가족화가 심화되어서, 가구 수가 굉장히 늘어나고 가족 소득의 산포도는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60년을 축약해보면, 압축 성장 요인으로 과도한 교육열, 근로 의욕과 기업가 정신의 위기, 일본, 중국과 의 우호적 대외 여건 유지가 관건이었다.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정치 자체보다 전문가 중심의 경 제 정책을 펼쳤다는 것. 즉 ‘표심’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서 정부가 다소 독자적으로 위기를 헤 쳐나갔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아직 선거에 의해서 뽑힌 사람들이 경제 정책에 관여하지 않고 철저히 경제 전문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에 관해서는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기 때 문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구조적 애로 사항으로, 빈곤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노인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 와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로 인해서 국가 수지에 악영향이 가해지고, 따라서 정부 는 이런 저런 간섭을 하게 되고 이것이 규 제가 되어서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 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망과 도전과제 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배당효과 소멸을 낳는다-이다. 30년 만 더 지나도 우리나라의 인구 연령 구조 는 역삼각형으로 바뀔 것이다. 즉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저성장의 기조가 된다.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하면, 노인비율의 급증으로 복지지출의 본격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두 번째는 통일 문제이다. 미래에는 중 국이 사실상 북한을 지배하고 있게 될지 모른다. 만약 통일이 이루어진 한국 경제 는 30~40년 내 독일, 프랑스,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즉 고령화 저출산을 완화시키고 동아시아와 경제적 교류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엄청난 통일 연착륙 비용을 반드시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전세계에 쌓이는 빚과 거품 이다. 마치 국가 간에 Ponzi game(폭탄 돌리기 게임)를 하듯, 경제 위기의 반복이 우려된다. 일본은 "지금 미래로부터 차입 하는 성장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내부 지 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1980년 버마다 합의 이후에 신용 완화 정 책으로 사실상 경제가 박살이 났었다. 1차 대전이 끝난 뒤에 독일은 인플레이션이 심했다. 영국에 전쟁 배상금을 바가지 쓴 탓이었다. 이런 고통은 3가지로 발산되었다. 독일 정치인에 대한 분노, 영국에 대한 적개심, 인플레이션 와중에 보석상을 운영해서 소위 재미를 본 유태인에 대한 경멸. 이 모든 것을 끌어 모아서 집권한 사람이 히틀러였고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것이다.

 

또 하나 음산한 이야기는 지구촌 통합 기조와 리더십이 퇴조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러 국가들이 협력도 잘 되고 했 는데, G20 정상 회의 이후로 각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현 재 230개국에서 미래에 800개국으로 국 가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2050년이 되면 무슬림 인구가 기독교 인구에 필적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개혁 방향을 세우기 앞서, 경 제 정책의 가치, 철학을 정립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생 혈기왕성한 흡혈박쥐는 사냥을 나가 서로 경쟁하며 피를 축적하고 다시 동굴로 돌아오면 비실비실한 새끼와 늙은 박쥐에게 피를 토해 준다. 즉 개인의 창의력과 노력을 통해 치 열하게 경쟁하고 복지를 통해 재분배하는 것. 자유주의가 필요조건이며 공동체주의 는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국 민 모두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

 

종합하여, 우리 모두 착하게 살자는 말 을 하고 싶다. 가계든 기업이든 나라든 열 심히 하고 착하게, 탄탄하게 제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바보 같지만 지름길이다. 멀리 보면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