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의미있었던 해외 세미나를 다녀와서

역사 도시 시안에서의 2박 3일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바라본 창 밖은 안개로 희미하다. 지금 시각 오전 530.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침하고 있을 거란 생각과 달리 이미 하루를 시작한 이들이 이리도 많은지.

 

 정책대학원에 입학하고 처음 떠나는 해외 세미나 행선지는 중국의 역사 도시라 불리며 우리의 경주에 해당한다는 시안(西安)이다. 오랜만에 해외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이 섞여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중국어 회화 학원이라도 다닐 걸 하는 후회가 든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정책대학원 박종민 원장님, 김찬복 회장님, 선배 및 동기 원우님들을 뵈니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즐거움이 가득하다. 신입생인지라 다소 긴장한 내게 5명의 동기 원우님들은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

 

 시안은 현재 중국 주석인 시진핑의 고향이며 한나라 장안성이 있던 곳이자 실크로드의 출발지로 동서양의 요충지로서의 중국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땅이다.

 

 시안에는 중국의 4대 미녀인 양귀비와 양현종의 로맨스로 유명한 화청지가 있다. 당현종이 당나라 황제이니 역사적인 로맨스라고 하지만 실은 아들의 여자를 빼앗은 이야기니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하다.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 거리를 뒤로 하고 약 1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유명할만큼 양귀미의 미모는 대단했던 모양이다.

 

 또한 도시의 외곽은 중국인의 자부심인 진시황릉이 자리한 곳이자 시안 여행에서 반드시 가봐야 한다는 곳인데 진시황의 재위기간 BC250~210년경에 약 40여년이 걸려서 조성된 곳이다.

 

 영원한 생명을 갖기를 원했던 진시황이 자신의 영생이나 부활을 대비해 적으로부터 자신의 시신을 보존할 목적으로 중국 전역에서 징발된 약 70만 여명의 백성들에 의해 건립되었다는 병마용갱을 볼 수 있다.

 

 도용갱의 병마상은 같은 인물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미루어 실제 모델을 보고 제작되었다고 추측되며 병마도용은 진나라 시대 군의 진용이나 무기 전술 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사료라고 한다. 현재 알려진 진시황릉의 규모는 가로 3.5km, 세로1.5km 길이이며 색깔이 칠해진 병마용을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추가 발굴이 미뤄졌다는데 그 거대한 규모는 실감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는 역대 중국의 귀중한 비석을 수집하여 모아놓은 비석박물관비림이었다.

 

 특히 당나라·송나라 시대 이후의 석비(石碑법첩(法帖)을 많이 보존하고 있으며 특별히 화려한 경관은 없으나 관운장이 유비에게 보낸 관제시죽이 여전히 보관되어 있다.

 

 다른 비문은 사전지식이 부족하여 그 역사적 의의를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관제시죽같은 경우는 삼국지 덕에 좀 더 익숙하다.

 

 관운장이 조조의 포로로 있으면서 유비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을 죽엽을 통해 운치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 그림이 현재까지 비석으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생명을 초월한 형제의 믿음에 경외심이 생긴다.

 

 원장님의 강의도 인상 깊게 남았다. 이번 해외 세미나에서 박종민 원장님은 한국 국가관료제의 세가지 전통을 주제로 강의하셨는데 역사 도시 시안에 맞추어 특별히 연구하신 것으로 실제 그 장소에서 들으니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한국의 국가관료제는 우리가 고속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의 하나이지만 효율성과 민주성이라는 갈등 또한 내재된 것이 현실이다. 현대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한 노력은 약 2300년 전 진시황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화두인 것 같다. 그 때와의 다른 해결책 강구는 모두의 숙제가 될 듯 하다.

 

 이 외에 원우들과 보낸 시간은 세미나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첫째 날과 둘째 날 식사 때 약간의 음주를 곁들여 원우들 간 화합한 시간도 있었으나 단체 발마사지를 통하여 우리는 확실히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특히 황문택 원우님과 정연 원우님은 발맛사지를 받는 동안 부족한 언어에도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면서까지 현지인과 대화를 하셨고 부족한 부분은 중국어에 능통하신 김찬복 회장님이 도와주셨다.

 

 AT 커니는 여행의 의미에서 여행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으며 누구랑 같이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 했다.

 

 그 말처럼시안이라는 역사 도시와세미나라는 학문적 탐구도 중요했지만,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만난 박종민 원장님, 김찬복 회장님, 선배 및 동기 원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하나니까! 끝으로 세미나를 준비하느라고 고생하신 김영준 위원장님과 52기 김호성 선배님의 노고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 이인영 원우 ( 석사53, 세정 )